분트 젤렌스키에 전선 지도 던진 트럼프 “러시아에 돈바스 지역 전체 넘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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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10-21 02:19 조회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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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이 사안을 잘 아는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지난 17일 백악관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이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관리들은 회담 당시 여러 차례 고성이 들렸고,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내내 젤렌스키 대통령을 훈계하며 거친 욕설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당신은 전쟁에서 지고 있다. 푸틴이 마음만 먹으면 당신을 파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도중 “이 전선 지도, 이제 지겹다”며 우크라이나 전황 지도를 내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빨간 선은 뭐지? 난 여기가 어딘지도 모른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 요구대로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넘기라고 강요하며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했던 주장을 되풀이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도네츠크주를 완전하게 넘겨받는 대가로 자포리자와 헤르손 등 2개 주의 점령지 중 일부를 우크라이나에 되돌려주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돈바스 지역의 일부만 점령했으며, 전선은 2년 넘도록 사실상 교착 상태다.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지역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주를 넘기면 러시아군은 키이우까지 직행할 진군로를 얻게 된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가자지구 휴전을 성사한 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모색하는 가운데 열렸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참모진은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백악관을 찾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확답하지 않았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격렬했던 이날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의 요구에 최대한 응하려는 뜻을 보여줬다고 풀이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J D 밴스 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공개 비난한 지난 2월 백악관 회담과도 분위기가 비슷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자 종전을 위한 강력한 대러 압박을 기대해온 유럽 각국은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유럽 관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후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유럽 지도자들은 낙관적이지 않지만 현실적인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라고 FT에 말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협상에 정통한 한 관리의 말을 인용해 “나흘 전까지만 해도 유럽은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을 논의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양보 여부가 논의의 핵심이 됐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이 남미 지역에 투사하는 힘의 강도를 점점 더 끌어올리고 있다. 중남미 좌파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군부의 ‘더러운 전쟁’을 지원했던 냉전 이후 미국이 이처럼 남미 지역에 강한 힘을 투사한 적은 없다. 마약 카르텔 척결을 빌미로 삼은 트럼프판 ‘더러운 전쟁’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코카인 최대 생산국인 콜롬비아에 제공하는 마약밀매 퇴치 지원금을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2023년 콜롬비아에 지원한 마약 퇴치 자금은 7억4000만달러(약 1조490억원)였지만, 취임 이후 올해 9월 말까지 지원액은 2억3000만달러(약 3260억원)에 그쳐 이미 많이 삭감된 상태였다.
이 같은 조치는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오른쪽)이 엑스를 통해 “미국이 지난 9월15일 마약 운반선이라며 폭격한 배에는 평생 어부로만 살았던 알레한드로 카란사가 타고 있었고, 그의 배는 고장으로 콜롬비아 해역에서 표류 중이었다”면서 “미국은 살인을 저질렀고, 영해에서 우리 주권을 침해했다”고 강력히 비판한 다음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페트로 대통령은 ‘불법 마약 두목’으로 마약 생산을 강하게 장려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막대한 지원금을 받으면서 우리를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몇시간 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엑스에 글을 올려 “미군은 콜롬비아 반군인 민족해방군(ELN) 선박을 격침했다”며 “이 선박은 상당량의 마약을 운반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콜롬비아는 원래 남미에서 미국의 핵심 우방국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관계는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미국에서 강제 추방한 이민자를 받으라는 요구를 페트로 대통령이 거부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의 관세 협박으로 무릎을 꿇렸다. 지난 9월 페트로 대통령이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친팔레스타인 집회에 참석해 “모든 미군 병사는 트럼프의 명령에 불복종하라”고 연설하자 비자를 취소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 다른 남미 좌파 정권과도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카리브해에서 베네수엘라 선박을 여러 차례 격침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상 공격까지 저울질하고 있다. 미군은 현재 카리브해에 유도 미사일 구축함과 MQ-9 리퍼 드론 등을 배치한 상태다. 병력 규모는 1만명에 달한다.
유엔 특별보고관인 벤 사울 시드니대 교수는 “미국이 ‘마약과의 전쟁’과 ‘테러와의 전쟁’을 결합한 ‘더러운 전쟁’을 펼치고 있다”고 ‘저스트시큐리티’ 기고문을 통해 지적했다.
반면 성향이 비슷한 아르헨티나와 엘살바도르 정권에는 엄청난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15일 “‘경제적 먼로주의’의 일환”이라며 우파인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200억달러(약 28조원)의 구제금융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미국이 강제추방한 이민자를 무더기로 감옥에 수용해준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에게 그 대가로 미국이 보호 중인 범죄조직 MS-13 제보자를 넘겨주기로 지난 3월 약속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이들은 부켈레 정권 고위 관계자들이 범죄조직을 비호했다는 정보와 증거를 미 수사당국에 제공했던 인물들로, 엘살바도르로 강제송환될 경우 보복당할 우려가 크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마약 카르텔은 군사 공격을 받아도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신속한 재건이 가능하다”면서 “오히려 과거 (냉전 시절) 미국의 군사적 개입으로 인한 남미의 트라우마를 자극해 광범위한 반미 감정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CSIS는 그러면서 “이는 남미의 국가들이 미국과의 협력을 거부하게 만들고, 이들이 중국 및 러시아와 더 가까워지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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