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칼럼]리어왕, 안철수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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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07-10 03:14 조회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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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가 이번엔 칼을 들고 돌아왔다. 국민의힘은 지금 ‘사망 선고 직전의 코마 상태’라고 하면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자연스럽게 그의 손으로 사람들의 시선이 모인다. 그가 들고 있는 것은 ‘골수까지 전이된 악성 종양’을 도려내는 수술용 메스다.
수술칼을 든 안철수의 뜻은 국민의힘이 신뢰받는 보수정당이 되기 위해 윤석열의 저지레 흔적을 모두 잘라내겠다는 것이다. 윤석열은 국민이 위임한 공적 권력을 사익을 위해 사용했다. 검찰을 동원해 이재명, 조국은 탈탈 털면서 김건희의 잘못은 끝까지 감쌌다. 국민을 두 쪽, 세 쪽으로 갈라놓고 서로 헐뜯게 했다. 비루한 말과 행동으로 공동체의 자존을 땅에 떨어뜨렸다. 불통과 독단으로 민주주의에 오물을 끼얹었다. 급기야 그는 불법 비상계엄이라는 자해 끝에 자신은 물론 보수 전체를 파멸의 늪으로 밀어 넣었다.
국민의힘이 혁신하려면 과거의 잘못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냉정한 자기 평가를 해야 하고, 보수정치를 오염시키는 기득권 청산을 해야 한다. 그리고 강성 보수층 중심의 노선에서 벗어나 수도권과 중도층, 청년층 민심을 되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당의 의식, 관행을 바꾸어야 한다. 실용적이고 유연한 정책 노선으로 민생, 주거, 교육 등 실질적 현안을 해결하는 정책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문제는 현재 국민의힘 시스템에서 이 같은 목표 실현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낙관적이지 않다. 국민의힘은 이미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혁신안을 구겨서 버렸다. ‘김용태 혁신안’은 9월 전당대회 개최,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시도에 대한 당무 감사, 민심·당심 반영 절차 확립, 지방선거 100% 상향식 공천 등이었다. 이것은 명색이 비대위원장의 제안이었으며 최소한의 혁신안이었음에도 채택되지 못하고 사라졌다. 당내 주류 세력의 반발 때문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이 약해질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이런 정도도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 지금 국민의힘의 현실이라면 안철수 혁신위가 뭘 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 비대위원장을 이어받은 송언석 원내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해 기존 당 주류와는 다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긴 했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그는 “작년 12월3일 불법 비상계엄과 이로 인한 대통령 탄핵, 대선 패배까지 국민께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다”고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불법’이라고 명확히 규정했다. 그는 “탄핵 파면에 이미 승복했고, 잘못한 것은 시인하고 사과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위촉하는 등 당 쇄신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그의 속내는 비대위에 탄핵 반대파와 ‘한남동 체포 저지’ 인물들이 채워지며 당 안팎의 비판이 나오자 ‘안철수 혁신위’를 통해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라고 한다. 안철수 혁신위를 설치한 비대위 자체가 8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관리형이라 혁신위 역할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상투적으로 나오는, 전권을 부여한다는 정치적 수사도 보이지 않는다. 활동 기간도 한 달 정도다. 안철수 혁신위는 당내 세력 기반도 없다. 혁신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인사들의 지지가 있다고 하나 이것이 조직적 힘은 아니다. 국민의힘 및 그 계열 정당의 주요 혁신 사례(2000년대 초 한나라당, 2012년 새누리당, 2020년 미래통합당, 2022~2023년 국민의힘)를 보면 혁신위가 든든한 세력 기반을 가지거나 강력한 혁신 리더가 존재할 때 성과가 있었고 그렇지 않으면 실효성이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면 ‘돌아온’ 안철수는 자신과 자신이 몸을 담고 있는 보수정당, 그리고 나라를 위해 중대 결단을 해야 할 것 같다. 윤석열의 계엄을 반대하고 탄핵을 찬성하는 것은 물론 그의 내란 행위를 엄벌하며 그에 동조한 일당들을 적극 색출해 불관용으로 처벌하자는 주장을 하고 그걸 위해 행동해야 한다. 윤석열과 분명하게 절연하고 내란을 조기 청산하는 것만이 보수정당의 신뢰 회복과 회생의 첫걸음이다. 그렇게 수술칼을 쓰지 않으면 정치인 안철수는 다시 리어왕의 신세가 되어 쓸쓸한 방랑의 길을 떠나게 될지 모른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생산의 주역으로 밀고 들어오는 시대에 임금을 받고 일하는 노동과 노동자의 위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어느 경제사상가가 일찍이 1858년경에 남긴 문장을 여기에 인용해본다.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실물적인 부를 창출하는 일은 노동이 아니라… 여러 도구들의 힘에 점점 의존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인간은 생산 과정의 가장 주요한 행위가가 아니라 생산 과정의 외부에 서게 되는 것이다… 생산과 부를 떠받치는 주요한 기둥은 이제 더 이상 인간 스스로가 수행한 직접 노동도 아니며 그의 노동 시간도 아니다… 직접적인 형태의 인간 노동이 더 이상 부의 원천이 아니게 되는 순간 필연적으로 노동 시간도 더 이상 부를 측량하는 척도가 될 수 없게 되며, 또한 필연적으로 교환 가치도 더 이상 사용 가치의 척도가 될 수 없게 된다. 교환 가치에 의존하는 생산 양식은 이에 무너지게 된다.”
놀랍게도 이 글을 쓴 이는 카를 마르크스이다. 그렇다. 모든 가치와 부의 원천은 오로지 임노동자의 노동에 있으며, 상품의 가치는 궁극적으로 그 생산에 투하된 노동 시간에 따라 형성된다고 주장하는 노동가치론의 강력한 주창자 마르크스 맞다. 그런 그가 지금 이 인용문에서 그려내고 있는 것은 임노동도 노동 시간도 또 그에 근거한 (교환) 가치도 모두 사라져버린 경제이다. 그가 이 글을 쓰던 당시에는 물론 이러한 상황이라는 것이 아득히 먼 미래에나 벌어질 소실점의 유토피아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21세기 한복판에 사는 우리는 이를 당장의 현실로 맞닥뜨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도래하게 된 것은 물론 마르크스가 생각했던 것처럼 단선적인 과정은 아니었다. 그리고 임노동의 쇠퇴가 기술 발전의 결과인지 원인인지 혹은 둘 다인지도 간단하지가 않으며, 앞으로 전개될 상황이 그가 생각했던 것처럼 풍요와 자유와 인간 실현의 유토피아가 될 것인지도 전혀 분명하지 않다. 이에 임노동의 역사를 잠깐 짚어보자.
오늘날에는 화폐적 소득을 발생시키는 모든 종류의 인간 활동을 (임)노동으로 총칭하는 경향이 있으며 따라서 그 의미도 아주 복잡하고 모호해졌지만, 본래는 그렇지가 않았다. 애덤 스미스 시대의 경제사상가들이 소득의 3대 원천으로 지대, 자본, 노동을 이야기할 때의 노동이란 ‘고역(toil)’ 즉 ‘남들이 하기 싫은 고생스러운 일’을 뜻하는 것이었으며, 이는 지금도 ‘막대기 세 개로 주리를 튼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파생된 프랑스어 ‘travail’에 그대로 남아 있다. 한마디로 ‘쌩노가다’이다. 숙련이나 재주 따위는 필요 없다. 그냥 팔다리 온전해 몸만 움직일 수 있고 말만 알아들으면 된다. 작업은 땅을 파고 짐을 나르고 말뚝을 박는 단순한 것이다. 과정도 투명하고 작업량의 측정도 분명하며 성과는 거의 정확히 노동 시간에 비례한다. 노동자는 그렇게 ‘개고생’을 한 대가인 ‘임금(wage)’을 받아간다.
20세기 중반 후 임노동 과도한 팽창
하지만 이렇게 투명하고 명쾌했던 임노동이라는 관계는 이후 갈수록 불투명하고 애매한 것으로 변해간다.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인간 생활의 갈수록 더 많은 부분을 자본이 조직하게 됨에 따라 이 임노동이라는 관계가 생산 전반에 걸친 보편적인 고용 형태로 확장된 것이다.
19세기 말에는 화이트칼라 즉 사무직 노동자들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이들이 ‘비천한 노동자’와 동급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이들은 어디까지나 배울 만큼 배운 상태에서 기업 경영자를 보좌하고 돕는 ‘예비 경영인’들로 여겨졌기에 그들의 활동은 ‘서비스’로 간주됐으며 그들이 받는 보수 또한 ‘임금’이 아니라 군인이나 공무원들이 받는 ‘봉급(salary)’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이들의 숫자 또한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들의 업무와 지위 또한 사실상 임노동자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태가 된다. 그리하여 이들 또한 스스로의 정체성을 노동자로 갖기 시작하며 스스로를 노동조합으로 조직하게 된다.
20세기 중반을 거치면서 학교, 병원, 미술관, 방송국 등등 사회적 활동의 대부분이 거대 기관들을 중심으로 조직되는 변화를 겪게 되면서 이제 임노동 관계, 즉 일정한 업무를 수행하고 그 대가로 임금(혹은 봉급)을 받아가는 고용 관계는 좁은 의미의 생산과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다. 이제는 대통령도 “나도 노동자”라고 외치는 세상이 됐고, 형식상 임노동 계약 관계에 들어 있지 않은 프리랜서들도 스스로를 노동자라고 부르게 됐다.
하지만 임노동 관계라는 형식의 이러한 과도한 팽창은 내부적 모순을 담고 있는 것임이 분명하다. 17세기 영국 농촌에서처럼 밭을 가는 노동을 시키고 일당 혹은 주급 얼마를 준다는 관계는 일을 시키는 쪽이나 일을 하는 쪽이나 비교적 분명하고 투명하게 보인다. 하지만 조직 관리, 디자인, 홍보 전략 수립 등등 오만가지의 복잡한 일들을 시키는 이와 수행하는 이의 관계도 그렇게 깔끔하게 정리해 일률적으로 일한 시간이 얼마이니 얼마를 주겠다는 식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 어림도 없는 이야기다.
‘자유로운 생산자 연합’ 경제 예고
일을 시키는 쪽이나 일을 하는 쪽이나 불평이 끊이지 않는다. 일을 하는 쪽은 부당하게 정신적 육체적 정서적으로 혹사당해 빈털터리가 되고 언제 내동댕이쳐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게 된다. 일을 시키는 쪽은 도무지 예측할 수도 측량할 수도 없는 온갖 ‘비효율’과 불안 요인으로 만족스럽게 조직 전체의 기능을 관리할 수 없다는 불만을 만성적으로 안게 된다.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완전고용’의 시대가 끝나며 노동시장은 파편화되고 위계화되며, 급기야 위축되기까지 한다. 보편적 고용 관계의 형식으로서의 임노동의 쇠퇴가 뚜렷해진다.
인공지능과 로봇의 대두는 이러한 임노동의 쇠퇴를 가속화할 것이다. 낙관주의자들은 이를 통해 생산자들이 드디어 임노동이라는 케케묵은 고용 형태를 벗어나 더 자유롭고 창의적이며 스스로의 인간성을 발현하는 세상으로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실 마르크스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서두에 인용한 글 중에서 그는 이제 “인간 자신의 전면적 생산성 즉 그의 사회적 존재로서의 개성의 계발을 전유하는 것이 생산과 부의 주요한 기둥”이 되는 낙원이 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으니까.
이제 인간은 하루에 몇 시간씩 작업장에 붙들려 있을 필요도 없으며, 지루하고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정신적 육체적 활동의 구속에서도 해방된다. 모든 개개인은 각자 자신이 다른 사람들이 또 사회 전체가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관찰하고 고민해 그것을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을 경제 활동으로 삼게 된다. ‘사탄의 맷돌’이라고 불리는 대규모 공장과 작업장은 사라지고 마르크스도 프루동도 모두가 꿈꾸던 ‘자유로운 생산자의 연합’이 새로운 경제 형태가 될 것이다.
문제는, 지금 당장을 사는 우리들 대부분은 그러한 세상의 준비와 훈련이 거의 혹은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20세기 이후 산업사회는 인구 대부분을 돈 얼마 주고 일 시키면 군말 없이 결과물을 가져오는 임노동자로 키워내도록 설계돼 있고 또 그렇게 작동해왔으며, 대다수의 우리들은 그렇게 살아가고 일하는 것을 노동이요 경제 활동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그런 우리들더러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좋은 세상이 왔으니 그런 힘든 짓 하지 말고 세상을 잘 관찰해 스스로 인간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바를 알아서 찾아내어 뭔가 해보라고? 인공지능 때문에 졸지에 대량해고를 겪은 콜센터 노동자들에게 6개월 동안 실업수당을 줄 터이니 푹 쉬면서 인공지능과 로봇을 활용하는 혁신적인 1인 기업을 열어보라고?
마르크스가 갈파한 것처럼, 인공지능과 로봇이 활개를 친다고 해도 이는 임노동의 쇠퇴를 뜻할 뿐 인간의 자리를 소멸시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 세상은 모든 인간이 훨씬 더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자기실현을 이루는 낙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옛날의 산업사회에서 ‘임노동자’로 자라나고 길들여진 우리가 과연 그 약속의 땅에 들어갈 수 있을까? 혹시 절반 이상의 사람들은 도태되고 심지어 절멸하는 것은 아닐까? 지금의 우리와 그 아득히 먼 낙원의 간극을 메꾸어줄 중간 다리의 절충적인 고용 형태는 어디에 있을까?
이재명 대통령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서한’이 날아든 8일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는 대응책을 논의하느라 긴박하고도 긴 하루를 보냈다.
이날 오전 1시를 넘긴 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이 발송됐다. 오는 9일부터 한국에 부과할 예정이던 상호관세 25% 적용 시점을 유예해 8월 1일부터 부과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는 총 14개국에 발송한 서한 가운데 한국이 ‘1번 타자’로 언급됐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서한 발송 대상국으로 지정된 데 당혹해하면서도 사실상 이전과 동일한 관세율 조건으로 협상 시간 3주를 벌었다며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곧장 대응이 시작됐다. 방미 중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백악관 안보실장과 워싱턴에서 만나 “조속한 시일 내” 한·미 정상회담을 열어 현안을 논의하자는 입장을 전했다.
대통령실이 한·미 안보실장 협의 결과 자료를 배포한 시각은 오전 7시53분. 불과 2분 뒤인 7시55분에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주재하는 한·미 통상 현안 관계부처 대책회의 일정이 공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 발송부터 상황 대응까지 중간중간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재명 대통령은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국무회의를 마친 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8월 1일까지 협상 기한을 얻었다는 데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오후 1시, 김 정책실장 주재 대통령실·관계부처 대책회의가 열렸다. 회의에선 “조속한 협의도 중요하지만 국익을 관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대통령실과 기획재정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경제·통상 분야 고위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대응 방향을 정리했다. 예상 피해업종인 자동차·철강 분야에 대한 지원 대책도 논의됐다.
정부 부처도 잰걸음에 나섰다. 이형일 기재부 장관 직무대행 1차관은 이날 오전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열어 관세 서한 관련 시장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산자부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민·관 합동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문신학 산업부 1차관 주재로 열린 회의에는 유관 부처는 물론 자동차, 철강, 이차전지, 바이오 분야 협회와 현대자동차, 포스코, LG에너지솔루션 등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국책 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산업연구원 관계자들도 회의에 참석해 관세 부과 대응 방안에 머리를 맞댔다.
본격 무더위가 시작됐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여름날, 시원한 음식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땡볕에 입맛 잃기 쉬운 이 계절, 여름의 특권과도 같은 냉국 한 사발은 어떨까. 이번주 EBS1 <한국기행>의 주제는 ‘새콤달콤 냉국 기행’이다.
7일 방송에선 경남 하동으로 간다. 이곳에는 50년간 지역민들의 여름을 달래준 식당이 있다고 한다. 한입 맛보는 순간 무더위가 싹 달아난다는 메뉴는 바로 콩국수다. 식감이 좋은 쫄깃한 면발과 진하고 묵직한 콩국물이 조화롭다.
이 콩국수가 특별한 건 한 사람의 삶이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정인순씨는 아픈 남편을 대신해 평생 콩국수를 팔며 4남매를 키웠다. 정씨는 예나 지금이나 콩국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콩과 정성이라는 생각이다. 매일 새벽부터 일어나 콩을 삶고, 주문 즉시 면을 뽑아내어 만든다. 13년 전 아들 이택수씨가 고향으로 돌아와 어머니를 돕고 있지만, 어머니인 정씨는 아직도 무엇이든 자신의 손을 거쳐야 직성이 풀린다. 어머니의 손맛이 담겨 더욱 고소하고 담백한 콩국수를 맛보러 떠나보자. 오후 9시35분 방송.
24년을 준비해 완공한 경남 창원의 ‘대한민국 민주주의 전당’이 개관식도 열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민주화단체들은 ‘민주주의의 전당’이라는 이름을 내걸었음에도 운영자문위원회에 극우성향의 부적절한 인사가 포함된 데다 전시콘텐츠도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창원시는 개관을 연기하고 숙의과정을 거친다는 계획이지만 갈등이 지속될 경우 자칫 반쪽짜리 건물로 남을 우려도 나온다.
‘내란청산 사회대개혁 경남행동’ 등 경남지역 민주화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달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주의 전당 운영자문위원에 극우인사들의 위촉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창원시는 지난달 초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관리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운영자문위원회(15명)를 구성, 위촉할 예정이었다.
민주화단체는 이 가운데 김미나·남재욱 국민의힘 시의원 2명과 이우태 사단법인 3·15의거 학생동지회 회장의 발언 등을 문제삼으며 “위원에 포함시켜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미나 의원은 2022년 12월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족, 화물연대 조합원을 비하하는 글을 올렸으며, 남재욱 의원은 12·3 비상계엄 직후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비상계엄이 정당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우태 회장은 한 지역언론과의 통화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인물이다.
당초 지난달 지난 13일 열릴 예정이었던 위촉식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하지만 손태화 창원시의회 의장은 입장문을 내고 “두 의원을 배제할 결격사유가 없다”며 추천강행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민주화단체들은 전시 콘텐츠도 부식하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1960년 3·15의거 당시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마산 앞바다에 떠오른 김주열 열사와 이승만 정권의 민간인 학살 사건 등 역사적 사실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과 윤석열 정부의 불법 계엄 기록 부실, 지역특화전시실 전시물 부족, 민주주의전당 내부 벽면에 적힌 세계 유명 인사 명언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창원시는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6일 창원시 관계자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견들을 모아 관계기관, 전문가, 학계 등의 자문을 거쳐 분석하고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며 “개관 일정은 추후 따로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전당은 ‘민주화운동기념사회법’이 지난 2001년부터 건립을 추진, 24년만에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포동 3·15해양누리공원에 설치됐다. 1960년 3·15의거와 4·19혁명, 1979년 부마민주항쟁, 1987년 6·10민주항쟁 등 창원지역 민주화 운동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시설로, 국비 120억원을 포함해 총 353억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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