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 상위노출 “시는 거대 담론 아니지만...” 문학주간 마무리한 ‘김혜순, 시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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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09-23 05:59 조회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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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 상위노출 제가 오늘 낭독하게 될 이 시집의 시들은 아주 최근에 씌어진 것들입니다. 우리 공동체가 함께 겪은 정동들, 초조와 분노와 좌절과 환희와 결의, 그리고 매년 더워지는 그래서 결국 파멸에 이르고야 말, 징조를 내보이는 기후 생태 위기, 그런 것들에 대한 시적이고 예술적인 대안에 대한 생각의 흐름, 그리고 저의 개인적인 일과 그것에 이은 시적인 발견들을 다 포함하고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김혜순, 시하다 – 신작 시집 낭독회’가 지난 19일 열렸다. 행사에 앞서 무대 위 스크린에 위와 같은 내용의 낭독회 안내 문구가 떠올랐다.
여섯 개 의자가 단출하게 놓인 빈 무대. 낭독회가 시작하자 김혜순 시인(70)이 어두운 무대를 가로질러 들어와 맨 가장 자리에 앉았다.
날씨와 나, 둘만 있어/ 다정했다 매서웠다 날씨의 기분// 나는 날씨와 둘만 살아/ 날씨에 따라 당연히 옷을 갈아입고/ 춤춰줄까 물구나무서줄까 물어봐…
시인은 최근 발표한 시집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난다)에 실린 ‘그리운 날씨’를 낭송했다.
곧이어 나머지 다섯 개의 의자도 채워졌다. 김상혁, 신해욱, 안태운, 유선혜, 황유원 시인이 김혜순과 번갈아 시집 전체를 낭독했다. 한 명이 한 편의 시를 홀로 읽기도 하고 여럿이 한 편의 시를 나눠 낭독하기도 했다. 서로 다른 목소리와 장단, 리듬으로 읽어나가는 이야기들이 소극장 안을 다채롭게 채웠다. 낭독에 초점을 둔 무대였던 만큼 무대 장치는 낭독자를 비추는 조명 등 최소한으로 꾸며졌다.
시는 거대 담론도 아니고, 구체적인 방향 제시도 아닙니다만 그런 것을 하려는 어떤 의지의 발현이고, 그것에 대한 예술적인 일어섬이라며 시인이 낭독회에 앞서 얘기한 것처럼, 오로지 낭독이었으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날 105명의 관객이 소극장을 가득 채웠다. 손에 김혜순의 시집을 들고 낭독회를 찾은 이들도 많았다. 부모와 함께 온 어린아이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관객들은 약 두 시간 가량 진행된 낭독회에 차분히 귀를 기울였다. 행사가 끝나고 김혜순의 사인을 받기 위해 선 이들로 긴 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1979년 등단한 김혜순은 2019년 캐나다 그리핀시문학상, 2021년 스웨덴 시카다상, 2024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올해 독일 세계 문화의 집 국제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는 그의 15번째 시집이다. 이번 시집은 <죽음의 자서전>, <날개 환상통> 등에서 고통에 가득 찬 시들을 주를 이뤘던 전작들에 비해 가볍고 유연한 느낌을 준다.
이번 낭독회는 이달 13~19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한 ‘문학주간 2025’의 폐막식을 겸한 행사였다. ‘도움-닿기’를 주제로 열린 올해 문학주간에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토니상 6관왕을 차지한 극작가 박천휴, 소설가 백온유, 성해나, 황정은, 싱어송라이터 김사월 등 여러 분야의 예술인들이 참여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9일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해 (미국 측에) 일본과 한국은 다르다는 부분을 최대한 설명했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의회 주요 인사들을 만나서 전반적인 협상 상황과 우리 비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 협의하고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 본부장은 지난 7월 한미 무역 협상 타결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후속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 15일 방미길에 올랐다.
앞서 한국은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각각 낮추고,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하는 내용으로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 하지만 수익 배분 등 구체적 이행 방안 등에 관한 후속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보다 먼저 미국과 협상을 타결한 일본은 5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고, 실무협의를 통해 대미 투자 결정 주도권을 미국이 행사하며 투자 이익의 90%(투자금 회수 전에는 50%)를 미국에 넘기는 조건에 합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여 본부장은 일본과 한국은 다르다는 부분을 여러 가지 객관적 자료와 분석을 제시하고 최대한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이 요구하는 3천500억달러의 대부분을 현금으로 투자하면 외환시장에 충격이 있을 수 있어 미국 측에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요청하는 등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 본부장은 자동차 관세에 대해선 저희도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발기부전치료제구매 최대한 빨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국익에 최우선을 두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저는 이름을 잘 외우는 편이 아닙니다. 아무리 재미있게 본 드라마나 영화도 등장인물의 이름이 기억날 듯 말 듯 어렴풋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 제게도 ‘이 이름은 안 까먹겠다’ 싶은 주인공이 이따금 나타나곤 합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의 류은중(김고은)과 천상연(박지현)이 바로 그런 인물입니다. 아, ‘상학’(김건우 혹은 김재원)이도요.
제목부터가 <은중과 상연>이어서일수도, 극 중 인물들이 유난히 서로의 이름을 자주 부르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이 사람들을 너무 많이 알게 된 탓이 큽니다.
자기만 아는 수치심을 느끼는 순간이 언제인지, 그래서 자존심을 부리는 모습은 어떠한지, 그러다 사과를 할 때는 또 어떤 얼굴을 하는지. 시리즈는 TV 드라마로도 드물어진 15회라는 긴 시간 동안, 느린 호흡으로 인물들의 10대부터 40대까지를 담습니다. 주인공의 은중과 상연의 빛나는 장점보다는 이들이 숨기고 싶어하는 모난 점을 뭉근하게 비춥니다. ‘왜 저럴까’ 답답하다가도 자꾸만 마음이 쓰이는 순간 알게 됐습니다. ‘아, 이 이름들을 잊을 수 없겠구나’ 하고요.
은중과 상연도 서로에게는 그런 잊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한 때 천상연 빼고는 내 인생을 설명할 수 없다!고 은중이 말했을 정도죠. 하지만 10대 때부터 시작된 둘의 우정은 따스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뭐든 잘하고 새침하고 예쁜 부잣집 딸 상연을 은중은 부러워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쉽게 사랑받고, 받은 사랑을 또 퍼줄 줄 아는 은중을 상연도 부러워했습니다. 동경의 이면에는 질투와 열등감이 늘 도사리고 있었죠.
10대와 20대에는 학교에서, 30대에는 일터에서 얽히고설켰던 두 사람은 결국 40대에는 서로를 없는 셈 치고 살게 됩니다. 그러던 마흔셋의 어느 날. 은중을 찾아온 상연은 대뜸 자신이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며 조력사망을 위한 스위스로의 여정에 동행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은중은 가혹한 부탁에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옵니다. 절교한 사실과 ‘마지막 순간을 함께해 달라’는 부탁은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요. 시리즈는 유년기부터 둘이 쌓아온 역사를 되짚으며 그게 가능한 우정도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SBS <브람스를 좋아하새요?>와 JTBC <사랑의 이해>의 조영민 감독과 SBS <달콤한 나의 도시>, tvN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을 쓴 송혜진 작가가 만난 작품입니다. 섬세한 인물 표현으로 잘 알려진 감독과 작가죠. <은중과 상연> 속 인물들의 감정은 한 번에 폭발하는 게 아니라 한 겹씩 느리게 쌓입니다. 너무 다른 두 친구가 왜 서로에게 끌렸는지, 그러나 왜 부딪힐 수밖에 없는지를 입체적으로 묘사합니다.
배우 김고은과 박지현은 인물들의 나이대를 마치 진짜처럼 연기합니다. 20대 대학생 때는 풋풋하고, 40대의 모습에서는 연륜이 느껴집니다. 10대를 맡은 아역들도 출중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필름 카메라와 PC 통신 등 9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레트로한 소재가 자아내는 아련한 분위기는 덤입니다.
지난 12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후 일주일 남짓 지났을 뿐인데도 <은중과 상연>을 보고 끙끙 앓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흡인력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매 편 보는 것만으로도 감정을 많이 소모하게 되기는 합니다. 그 점에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지만, 취향에 맞는다면 배속 재생하지 않고 한 편씩 천천히 아껴보게 될 시리즈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복잡하고도 진한 우정의 맛을 느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 마음 알 것 같아’ 지수 ★★★★: 섬세한 연기, 대사, 연출로 몰입할 수밖에 없다
‘또 싸우겠네’ 지수 ★★★★★: 둘이 사이가 좋을 때도 어째 불안- 불안하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김혜순, 시하다 – 신작 시집 낭독회’가 지난 19일 열렸다. 행사에 앞서 무대 위 스크린에 위와 같은 내용의 낭독회 안내 문구가 떠올랐다.
여섯 개 의자가 단출하게 놓인 빈 무대. 낭독회가 시작하자 김혜순 시인(70)이 어두운 무대를 가로질러 들어와 맨 가장 자리에 앉았다.
날씨와 나, 둘만 있어/ 다정했다 매서웠다 날씨의 기분// 나는 날씨와 둘만 살아/ 날씨에 따라 당연히 옷을 갈아입고/ 춤춰줄까 물구나무서줄까 물어봐…
시인은 최근 발표한 시집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난다)에 실린 ‘그리운 날씨’를 낭송했다.
곧이어 나머지 다섯 개의 의자도 채워졌다. 김상혁, 신해욱, 안태운, 유선혜, 황유원 시인이 김혜순과 번갈아 시집 전체를 낭독했다. 한 명이 한 편의 시를 홀로 읽기도 하고 여럿이 한 편의 시를 나눠 낭독하기도 했다. 서로 다른 목소리와 장단, 리듬으로 읽어나가는 이야기들이 소극장 안을 다채롭게 채웠다. 낭독에 초점을 둔 무대였던 만큼 무대 장치는 낭독자를 비추는 조명 등 최소한으로 꾸며졌다.
시는 거대 담론도 아니고, 구체적인 방향 제시도 아닙니다만 그런 것을 하려는 어떤 의지의 발현이고, 그것에 대한 예술적인 일어섬이라며 시인이 낭독회에 앞서 얘기한 것처럼, 오로지 낭독이었으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이날 105명의 관객이 소극장을 가득 채웠다. 손에 김혜순의 시집을 들고 낭독회를 찾은 이들도 많았다. 부모와 함께 온 어린아이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관객들은 약 두 시간 가량 진행된 낭독회에 차분히 귀를 기울였다. 행사가 끝나고 김혜순의 사인을 받기 위해 선 이들로 긴 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1979년 등단한 김혜순은 2019년 캐나다 그리핀시문학상, 2021년 스웨덴 시카다상, 2024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올해 독일 세계 문화의 집 국제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는 그의 15번째 시집이다. 이번 시집은 <죽음의 자서전>, <날개 환상통> 등에서 고통에 가득 찬 시들을 주를 이뤘던 전작들에 비해 가볍고 유연한 느낌을 준다.
이번 낭독회는 이달 13~19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한 ‘문학주간 2025’의 폐막식을 겸한 행사였다. ‘도움-닿기’를 주제로 열린 올해 문학주간에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토니상 6관왕을 차지한 극작가 박천휴, 소설가 백온유, 성해나, 황정은, 싱어송라이터 김사월 등 여러 분야의 예술인들이 참여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9일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해 (미국 측에) 일본과 한국은 다르다는 부분을 최대한 설명했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의회 주요 인사들을 만나서 전반적인 협상 상황과 우리 비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 협의하고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 본부장은 지난 7월 한미 무역 협상 타결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후속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 15일 방미길에 올랐다.
앞서 한국은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각각 낮추고,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하는 내용으로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 하지만 수익 배분 등 구체적 이행 방안 등에 관한 후속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보다 먼저 미국과 협상을 타결한 일본은 5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고, 실무협의를 통해 대미 투자 결정 주도권을 미국이 행사하며 투자 이익의 90%(투자금 회수 전에는 50%)를 미국에 넘기는 조건에 합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여 본부장은 일본과 한국은 다르다는 부분을 여러 가지 객관적 자료와 분석을 제시하고 최대한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이 요구하는 3천500억달러의 대부분을 현금으로 투자하면 외환시장에 충격이 있을 수 있어 미국 측에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요청하는 등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 본부장은 자동차 관세에 대해선 저희도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발기부전치료제구매 최대한 빨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국익에 최우선을 두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저는 이름을 잘 외우는 편이 아닙니다. 아무리 재미있게 본 드라마나 영화도 등장인물의 이름이 기억날 듯 말 듯 어렴풋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 제게도 ‘이 이름은 안 까먹겠다’ 싶은 주인공이 이따금 나타나곤 합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의 류은중(김고은)과 천상연(박지현)이 바로 그런 인물입니다. 아, ‘상학’(김건우 혹은 김재원)이도요.
제목부터가 <은중과 상연>이어서일수도, 극 중 인물들이 유난히 서로의 이름을 자주 부르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이 사람들을 너무 많이 알게 된 탓이 큽니다.
자기만 아는 수치심을 느끼는 순간이 언제인지, 그래서 자존심을 부리는 모습은 어떠한지, 그러다 사과를 할 때는 또 어떤 얼굴을 하는지. 시리즈는 TV 드라마로도 드물어진 15회라는 긴 시간 동안, 느린 호흡으로 인물들의 10대부터 40대까지를 담습니다. 주인공의 은중과 상연의 빛나는 장점보다는 이들이 숨기고 싶어하는 모난 점을 뭉근하게 비춥니다. ‘왜 저럴까’ 답답하다가도 자꾸만 마음이 쓰이는 순간 알게 됐습니다. ‘아, 이 이름들을 잊을 수 없겠구나’ 하고요.
은중과 상연도 서로에게는 그런 잊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한 때 천상연 빼고는 내 인생을 설명할 수 없다!고 은중이 말했을 정도죠. 하지만 10대 때부터 시작된 둘의 우정은 따스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뭐든 잘하고 새침하고 예쁜 부잣집 딸 상연을 은중은 부러워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쉽게 사랑받고, 받은 사랑을 또 퍼줄 줄 아는 은중을 상연도 부러워했습니다. 동경의 이면에는 질투와 열등감이 늘 도사리고 있었죠.
10대와 20대에는 학교에서, 30대에는 일터에서 얽히고설켰던 두 사람은 결국 40대에는 서로를 없는 셈 치고 살게 됩니다. 그러던 마흔셋의 어느 날. 은중을 찾아온 상연은 대뜸 자신이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며 조력사망을 위한 스위스로의 여정에 동행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은중은 가혹한 부탁에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옵니다. 절교한 사실과 ‘마지막 순간을 함께해 달라’는 부탁은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요. 시리즈는 유년기부터 둘이 쌓아온 역사를 되짚으며 그게 가능한 우정도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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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고은과 박지현은 인물들의 나이대를 마치 진짜처럼 연기합니다. 20대 대학생 때는 풋풋하고, 40대의 모습에서는 연륜이 느껴집니다. 10대를 맡은 아역들도 출중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필름 카메라와 PC 통신 등 9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레트로한 소재가 자아내는 아련한 분위기는 덤입니다.
지난 12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후 일주일 남짓 지났을 뿐인데도 <은중과 상연>을 보고 끙끙 앓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흡인력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매 편 보는 것만으로도 감정을 많이 소모하게 되기는 합니다. 그 점에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지만, 취향에 맞는다면 배속 재생하지 않고 한 편씩 천천히 아껴보게 될 시리즈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복잡하고도 진한 우정의 맛을 느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 마음 알 것 같아’ 지수 ★★★★: 섬세한 연기, 대사, 연출로 몰입할 수밖에 없다
‘또 싸우겠네’ 지수 ★★★★★: 둘이 사이가 좋을 때도 어째 불안-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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