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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성범죄변호사 “지금 사도 되나” “팔아도 되나”…코스피 급등기 투자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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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09-30 16:30 조회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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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성범죄변호사 [주간경향] 지난 9월 22일 삼성전자 주주 최상섭씨(47)에게 ‘구조대’가 도착했다. ‘구조대’는 자신이 매수한 가격 위로 주가가 올라 손실을 보지 않고 팔 수 있는 상황이 됐을 때 투자자들이 쓰는 은어다. 두 번째 구조대가 도착한 지 1년여 만의 일이었다. ‘재테크’가 금과옥조였던 2021년 초, ‘10만 전자’를 향해 폭주하던 삼성전자가 급락을 시작했다. ‘이만큼 떨어졌으면 됐다’ 싶었을 때 매수 주문을 넣었고, 1억원 가까운 돈이 평단 8만2400원에 묶였다. 첫 번째 구조대는 3년 동안 오지 않았다. 그리고 구조대가 왔을 때, 그는 탈출을 거부하고 다시 ‘10만 전자’를 기다리기로 마음을 바꿨다. 주가는 다시 하락했고, 지난해 두 번째 구조대가 왔을 때도 그는 버텼다. 하지만 세 번째 구조대가 온 9월 22일, 이씨는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털어냈다. 그는 “10만 전자가 (언젠가) 오기는 올 텐데, 경험상 이번에도 안 올 것 같다”며 “(주가가) 더 떨어지면 그때 다시 진입할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3500 돌파라는 신기원에 바짝 다가섰다. 코스피는 9월 24일 종가 기준으로 연초(2398.94) 대비 1073.2포인트, 44.7% 상승했는데, 이는 미국의 나스닥(18.2%) 등 주요국 증시를 크게 따돌린 연간 누적 상승률 1위 기록이다. 특히 9월에는 11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과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24일까지 10% 넘게 치솟았다.
하지만 코스피의 이례적인 불꽃 행보에 혼란스러워진 것은 개인투자자들이다. 하루가 멀다고 전해지는 신고가 행진에도 불구하고, 시장 과열과 조정 가능성을 제기하는 우려가 커지면서 발을 빼야 할지, 더 담가야 할지 쉽게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다.
일단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은 경계로 돌아섰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9월 10일 2조5000억원 순매도를 시작으로, 이달 들어 지금까지 10조원 넘게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 9월 2일부터 16일까지는 1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는 시총 1, 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는데, 같은 기간 이 두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집한 외국인 투자자들과 정반대의 움직임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연초부터 4월 24일까지 16조700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하지만 이후 사자로 돌아선 외국인은 9월 23일까지 17조1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은 9월 들어 16영업일 동안 7조800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중 87.3%가 반도체,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기간별로 따져보면 개인들의 순매도가 본격화된 9월 10일 삼성전자는 7만2600원으로 마감됐지만, 24일 종가는 이보다 17.6% 더 오른 8만5400원에 마감됐고,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30만4000원에서 35만7500원으로 역시 17.6% 상승했다. 9월 내내 국내 주식시장이 역사적 불장을 기록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만 이 같은 파티에서 소외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때문인지 9월 불장에서 곁불만 쬔 개인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국장 복귀를 채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19일까지 일평균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91조9528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3987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투자자 예탁금도 68조1750억원에서 69조9059억원으로 1조7309억원(2.54%) 증가했다. CMA와 투자자 예탁금은 언제든 다시 투자할 수 있도록 현금을 보관하는 성격의 자금이다. 시장에 투입될 채비를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꾸준히 늘어 연초 대비 30% 가까이 많아졌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갚지 않은 돈으로, 통상 주가 상승이 예견될 때 늘어난다.
강세장에서 늘 그랬듯 앞으로가 문제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던 숫자에 도달한 코스피가 하반기 더 상승할지, 앞선 상승장에서의 경험처럼 맥없이 다시 고꾸라질지 예견하기 쉽지 않아서다. 다만 현재 분위기에서 장이 금세 식을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인 대주주 기준 50억원 유지,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재검토 등 시장에 우호적인 정책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미국의 금리 인하 등 외부환경도 나쁘지 않아서다. 특히 AI 훈풍에 힘입은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2~3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지면서, 코스피를 이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직후 많은 나라가 유동성 증가로 주가가 사상 최고치 찍었다가, 2022년에는 다같이 인플레로 미끄러진 뒤 2023~2024년 다시 고점을 넘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한국만 그 길을 가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최근 가파르게 올랐지만 1.19 수준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나 12배의 PER(주가수익비율)이 버블인 것도 아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지금은 강세장의 관성과 가속도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한국 시장은 당장 내릴 가능성보다 오를 가능성이 더 높은데, (변수가 생긴다면) 내부적 요인보다 미국 물가나 빅테크 조정, 금리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스피가 최고점을 경신한 뒤에는 관성적으로 상승장이 한동안 이어진다는 분석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2005년, 2007년, 2011년, 2017년, 2020년 코스피가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이때 코스피는 신고가 돌파 후 평균 약 33주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고치 경신 경험이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 개선과 연계된다”며 “2007년의 짧은 랠리(약 17주)를 제외하면 상승 기간이 평균 37주로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다만 불안한 지점은 이번 강세장이 실적 개선이 아닌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유동성이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실적 개선이 아닌 재평가를 바탕으로 한 주가 상승의 경우 외부요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9월 23일(현지시간) 로드아일랜드주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주식이 상당히 고평가”됐다는 이례적인 경고를 내놓은 뒤 미국 시장의 하락, 다음날 코스피 하락 마감이라는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급하게 오른 만큼 숨 고르기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이 단기 급등하면서 보조지표가 일제히 과열구간에 진입했다”며 “지금 (주가가) 비싸다는 인식도 있어서, 지금 들어가면 짧게 한 달 내지 두 달 정도는 마음고생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같은 숨 고르기가 대세 상승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신규 진입이 그렇다는 것이고, 지금 주식을 보유한 분들이 팔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적으로 우상향한다는 전망에는 큰 이견이 없다”고 했다.
결혼식장은 도산하고 출산이 드물어졌다는 것은 결코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인구 절벽의 위기가 호소력을 가지면서, 청년 세대의 취약성이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는가 하면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경제적·제도적 정책이 논의됐다. 때로 싱글의 삶을 예찬하는 방송 프로그램들이 저출산의 원인이라는 성긴 음모론도 제기됐다. 우렁찬 울음의 아이가 태어나려면 눈부터 맞아야 하는 게 순서라는 듯 중매 프로그램이 늘어났다. 그런데 이 모든 노력이 어쩐지 공허한 발길질인 것만 같다. 사랑과 결혼, 가족에 대한 실망과 두려움은 비혼과 저출산이라는 흐름의 한 원인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 여성문학은 오늘의 사태를 새롭게 읽을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전경린의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1999)은 영화 <밀애>(감독 변영주)로도 제작된 1990년대의 베스트셀러다. 이 소설은 통속성의 혐의에 시달렸다. 서른세 살의 주부 미흔은 불륜의 사랑에 빠지고, 아들마저 두고 집을 떠나기 때문이다. 대중소설은 여성 독자들의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로 로맨스와 불륜은 공허한 일상을 견디게 해주는 흔한 소재다. 그런데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은 유독 특별한데, 미흔은 불륜 사실이 발각돼 남편에게 죽지 않을 만큼 맞지만, 여느 주인공들처럼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미흔은 욕망이라는 추에 매달려 고속 회전함으로써 ‘정상’이라고 부르는 세상 밖으로 애써 튕겨 나가고자 한다.
미흔이 집을 떠난 것은 사랑, 결혼, 가족에 대한 상처와 실망 때문이었다. 이 소설은 부분적으로 멜로드라마 형식을 취하는데 크리스마스를 앞둔 날, 낯선 방문객이 찾아오고, 미흔은 남편 효경에게 내연녀가 있음을 알게 된다. 미흔은 스물한 살에 효경을 만나 “평생 동안 하나의 생을 온통 함께 사는 것”이 유일한 삶이라고 여겼기에 자신의 삶 전체가 부정당한 듯한 충격으로 극심한 두통과 만성적 우울증에 시달린다. 남편과 함께 ‘나비 마을’이라는 시골로 이주 후 미흔은 자신의 생애에서 특별한 날들을 겪게 된다. 사설 우체국 국장이자 기혼남인 ‘규’의 제안으로 사랑에 빠지면 만남이 종결되는 ‘구름 모자 벗기 게임’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사랑의 상처를 치유하고 진정한 자아를 되찾기 위한 제의적 성격이 짙다.
1990년대 한국 여성문학은 ‘제2물결’의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구호가 연상될 만큼 사랑, 섹슈얼리티, 가족 등 비밀스럽게 은폐된 ‘사적 영역’을 공론장으로 끌어 올렸다. ‘신세대 연애관’ 또는 ‘신세대 결혼관’이라는 이름으로 성과 사랑을 다시 쓰고자 했던 여성들의 목소리에 응답하듯이 여성 작가들은 사생활에 소설이라는 광학렌즈를 들이밀었다. 가족제도의 허위를 까발리고, 성과 사랑에 관한 불온한 상상력을 펼쳐 보였다. ‘사랑의 탈낭만화’로 명명되는 이 흐름을 대표하는 작가 은희경이 더 이상 사랑의 환상에 속지 않는 30대 여성을 중심으로 사랑 없는 세계를 자유롭게 떠돌겠다고 선언한다면, 전경린은 낭만적 사랑의 불일치와 역전의 힘에 주목해 섹슈얼리티의 모험을 강행한다.
1990년대에 낭만적 사랑은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었다. 낭만적 사랑이 왜 문제인가? 대중화된 ‘낭만적 사랑’의 이야기들은 부유한 남자와 가난한 여자가 신분 차이에도 한눈에 반하고, 여성이 결혼으로 신분 이동의 기회를 획득한다는 상투적 문법을 공유한다. 재클린 살스비는 <낭만적 사랑과 사회>에서 “낭만적 사랑은 경제 결혼의 추악함을 은폐하기 위해 화려한 베일을 필요로 한다”, “로맨스는 박탈당한 자들의 반사실적 사고”라고 풍자한다. 로맨스 서사가 근대적 사회계약으로 남성은 권리를 가진 시민이 되지만, 여성은 그런 남자의 구원을 받아야 하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했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은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낭만적 사랑’은 여성에게 보수적인 품행지침서로 기능한다. 낭만적 사랑은 남녀 간의 사랑, 가족(결혼과 재생산), 섹슈얼리티를 일치시킴으로써 남녀 모두에게 순결의 의무를 부여하는 듯하지만, 언제나 억눌리는 것은 여성의 욕망이다. 그래서 슐라미스 화이어스톤은 성차별을 은폐하고 공고히 하는 사랑의 심장을 겨누지 못하는 여성해방 이론은 실패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전경린은 낭만적 사랑에서 탈영토화의 가능성을 찾는다. 낭만적 사랑은 봉건적 공동체주의가 해체되고 자본주의화가 진행돼 남성과 여성이 연애와 결혼 상대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과 자율성을 행사하게 된 시기에 발생했다. 낭만적 사랑은 적어도 이론적으로 평등한 개인이 열정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자발적으로 성애적 관계를 실현함으로써 계급 질서나 가족 제도에 도전하는 급진 문화였다. 바로 이 점이 여성들이 낭만적 사랑에 열광했던 또 다른 이유였다. 가문 중심의 혼인제도 속에서 딸들은 영토 확장을 위해 교환되는 ‘아버지’의 재산 목록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트로피 걸로 남고 싶지 않은 여성들은 에로스의 날개를 이용해 아버지의 영토 바깥으로 나가고자 했던 것이다.
전경린은 특유의 화려하고 감각적인 문체로 풀꽃들이 피어난 숲과 해변의 모텔 등 비현실적 풍경을 배경으로 정사 장면을 미학화한다. 마치 ‘신’을 만나 진정한 자아정체성을 창조하기 위해 일상의 언어를 버리고 상징계를 이탈하는 광신도처럼 미흔은 열정의 심연으로 뛰어든다. 그리고 수치심의 굴레와도 같았던 자신의 성적 육체에서 비로소 희열의 한 조각을 찾아낸다. 미흔은 아주 오래전에 여성이라는 성차화된 몸으로부터 내상을 입었다. 열세 살의 미흔은 크리스마스 날에 하숙생인 치과의사와 외출했다가 우연히 만난 아버지에게서 자신을 더러워하는 것 같은 시선을 읽었다. 이후 미흔은 지독한 결벽증에 시달리고 오염에 대한 공포인 양 후각 기관을 거의 닫아버린다.
여성의 수치심이라는 명명이 가능할 만큼 수치심은 여성의 자기 존재에 깊이 자리 잡은 감각이다. 단순히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여성의 정체성과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녀의 권력 관계를 구성하는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감정인 것이다. 이 소설에는 폭력의 피해자지만, 수치심의 멍에를 짊어진 여성들이 등장한다. 휴게소 여자 ‘은연’은 열일곱 살에 강간을 당하고 그 충격으로 절에 들어가지만, 그 사실을 안 스님에게 쫓겨난다. 갈 곳이 없는 은연은 다방 여자가 되고, 자신을 산 손님과 결혼해 지독한 가정 폭력에 시달린다. 은연은 성폭력 피해자임에도 더럽혀졌다는 이유로 수치의 낙인을 안고 정상 사회 바깥으로 내밀린다. 다른 한편으로 부희는 은연과 달리 강요된 수치심에 저항하며 쾌락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마녀다. 열아홉의 부희는 연인이 떠난 후 아버지에 이끌려 만삭의 몸으로 공사장 인부와 결혼하지만, 연인과 우연히 재회해 다시 사랑에 빠지고 간부(姦夫)와 함께 시아버지를 살해한다. 부희는 법정에서 나는 사랑을 했을 뿐, 결코 부정하지 않다고 항변한다.
이처럼 전경린 소설이 보여준 섹슈얼리티의 모험과 통과제의는 한국 여성의 사회적·심리적 현실에 깊이 뿌리내린 재현이라는 점에서 감상적인 것이라고 규정할 수 없다. 전경린의 소설은 초남성적 아버지들 밑에서 코르셋이 입혀진 채 자란 규범적인 여자아이들이 사랑을 하며 지독한 상처를 입고, 불온한 욕망의 축제를 통해 아버지의 집을 떠나고자 했음을 보여주는 시대의 텍스트다. 1987년 6월항쟁으로 불완전하지만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계급이나 민족문제 같은 거대 서사에 가려져 있던 가족과 사생활 등 친밀성 영역이 한국문학의 새로운 의제가 됐다. 광장의 민주화가 이루어짐으로써 사적 영역의 민주화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대부분의 서구 국가들이 제2차 세계대전 후 여성해방의 물결을 경험했던 것을 염두에 두자면, 한국에서 페미니즘 물결은 상당히 뒤늦었던 것이다.
▼ 김은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지난시리즈] 은희경 ‘새의 선물’…우주선의 세계에 여성은 없다는 냉정한 자각
전라남도에 18GW(기가와트)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이 개발되면 104만개 넘는 일자리가 새로 창출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녹색전환연구소와 오션에너지스패스웨이가 30일 공개한 ‘전라남도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경제·환경·사회적 효과 분석’ 연구 결과를 보면, 2024년 말 전남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규모는 18.0GW로 총 57건에 이른다. 국내 해상풍력 발전사업 허가 용량의 59%에 달하는 수치다.
투자 규모는 2018년부터 2064년까지 47년에 걸쳐 총 156조6000억원, 연평균 3조30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 비용의 58.5%에 해당하는 91조6000억원은 2028년부터 2037년까지 10년간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 지역내총생산(GRDP)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구를 수행한 최기원 녹색전환연구소 경제전환팀장은 “반도체 라인 3~4개 증설에 맞먹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해상풍력 프로젝트로 전남 지역에서만 최대 47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전국적으로는 최대 97조 원 규모의 부가가치와 약 104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적 효과도 기대된다.18GW 규모 해상풍력이 25년간 상업운전을 이어갈 경우, 총 4억2900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70%에 달하는 규모다. 사회적 비용으로 환산히면 45조~85조원의 절감 효과가 있다.
18GW 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모두 가동될 경우 대기오염물질 최대 66만t을 줄일 수 있다. 석탄화력발전소 최대 8기를 대체하는 수준이다.
재정 기반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통해 추가로 거둬들일 수 있는 세수 규모는 연평균(2025~2063년) 1151억원 규모에 이른다. 재정건전성이 취약한 전남 지역 재정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민참여형 이익공유제를 도입할 경우 주민들에게 돌가는 배당액은 39년간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주민 지분 참여를 10% 추가하면 최대 35조원까지 확대된다. 주민 1인당 평균 50만원 넘게 지급되는 셈이다.
장다울 오션에너지패스웨이 한국대표는 “해상풍력은 단순한 전력 인프라가 아니라 기후대응과 지역 경제 활성화, 사회적 불평등 완화를 동시에 이끌 수 있는 전략 산업”이라며 “한국이 산업 경쟁력을 지키고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해상풍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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