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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방송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필리버스터 종결 후 민주당 주도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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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08-08 09:00 조회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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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지배구조 개편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5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방송법 개정안은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개정안, 한국교육방송공사(EBS)법과 함께 ‘방송 3법’으로 불린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180명 중 찬성 178명, 반대 2명으로 방송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들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국민의힘이 신청해 전날 오후 4시1분부터 이날 오후 4시14분까지 24시간13분 진행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민주당과 범여권 정당들의 투표로 종결된 직후 방송법 개정안 표결이 이뤄졌다.
필리버스터 종결은 188명이 표결에 참여해 187명 동의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 종결 투표와 방송법 개정안 투표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방송법 개정안 필리버스터는 24시간 동안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과 김현 민주당 의원,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순서대로 발언대로 나와 진행했다.
방송법 개정안은 KBS 이사 수를 11명에서 15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주체를 국회 교섭단체와 KBS 시청자위원회 및 임직원, 방송 관련 학회와 변호사 단체 등으로 넓혀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KBS·MBC·EBS 등 공영방송과 보도전문채널에 사장추천위원회를 두고 보도 책임자 임명동의제를 시행하도록 규정했다. 지상파·종합편성·보도전문 방송사에 편성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도 담겼다.
방송법 개정안이 처리된 뒤 MBC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국민의힘이 신청한 필리버스터가 시작됐다.
MBC 사장을 지낸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첫 주자로 나서 발언을 시작했다. 방문진법 개정안 필리버스터는 7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이날 자정에 자동으로 종료된다.
방문진법 개정안은 오는 21일로 예정된 8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표결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방송 3법 중 남은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상법 개정안, 노동조합법 개정안(노란봉투법) 등 쟁점 법안이 필리버스터를 거쳐 처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지급 2주 만에 전체 지급액의 46%에 해당하는 2조6500여억원이 사용됐다. 생활 밀착 업종인 일반음식점과 마트, 식료품점 등 먹고 마시는 데에 전체 사용액의 절반 이상이 쓰였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3일까지 9개 카드사의 소비쿠폰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9개 카드사는 KB국민, 우리, NH농협, 롯데, 비씨, 삼성, 신한, 하나, 현대카드다.
지난 3일 기준 신용·체크카드로 지급된 소비쿠폰 5조7679억원 중 2조6518억원(46.0%)이 사용됐다.
업종별로는 대중음식점에서 1조989억원(41.4%)으로 가장 많이 사용됐다. 이어 마트·식료품 4077억원(15.4%), 편의점 2579억원(9.7%), 병원·약국 2148억원(8.1%), 의류·잡화 1060억원(4.0%), 학원 1006억원(3.8%), 여가·레저 760억원(2.9%) 순이었다.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7월4주(21∼27일) 가맹점 전체 매출액은 직전 주인 7월3주(14~20일) 대비 19.5%, 지난해 동기 대비 5.5% 각각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직전 주 대비 학원(33.3%), 의류·잡화(19.7%), 편의점(13.1%), 주유(13.1%) 등에서 매출이 급증했다.
7월5주(28∼8월3일) 매출액도 소비쿠폰 지급 전인 7월3주 대비 8.4%, 지난해 동기 대비 6.5% 늘었다. 업종별로는 7월3주 대비 의류·잡화(22.9%), 학원(22.8%), 여가·레저(19.9%), 음식점(16.8%), 마트·식료품(16.5%) 등에서 매출이 높았다.
국민 1인당 기본 15만원을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1차에 전 국민에게 15만원을 지급한다. 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에는 30만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는 이보다 10만원 많은 40만원을 지급한다. 신청 다음 날부터 11월30일까지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처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유흥업소를 제외한 연 매출 30억원 이하의 소상공인 업체 등이다.
소득 하위 90%를 대상으로 10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2차 신청은 오는 9월22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소상공인 매출 증가와 국민들의 소비심리 개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회복에 마중물 효과가 지속되고 민생경제가 개선되도록 소비쿠폰의 신속 소비와 추가 소비 진작대책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6년이 지나도록 관련 법들이 개정되지 않고 있다. 입법공백으로 임신중지가 합법도 불법도 아닌 애매한 상태로 있으면서 여전히 ‘불법’ 유산 유도제를 구해서 복용하거나, 안전하게 수술받을 병원을 찾아 헤매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국회에 발의된 모자보건법 개정안 등을 중심으로 임신중지 의료 행위를 건강보험 체계 내에서 정비하고, 임신중지와 관련한 사회적 논의를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주최로 열린 ‘낙태죄 입법공백 해소를 위한 인공임신중지 토론회’에서 김동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입법공백은 여성의 의료 접근성과 자기 결정권에 실질적인 제약을 초래했다”며 “SNS와 같은 비공식 경로에 의존한다거나, 의료기관이 자의적으로 의료행위를 거부하는 현상 등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 부담 증가와 정보 비대칭 심화는 특히 사회적 취약계층 여성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2019년 4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임신 중단을 경험했거나 고려하고 있는 19~49세 여성 640명을 설문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응답자 중 81.4%가 임신중지 경험자였는데, 이들 중 대다수는 ‘경제적으로 준비가 돼 있지 않다’ 등의 ‘사회경제적 사유’로 인해 임신 중단을 선택했다. 이들은 공공기관이나 의료기관이 아닌 인터넷과 SNS에서 주로 임신중지 관련 정보를 얻었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유통이 불법인 임신중지 약물을 복용한 이들의 절반가량이 부작용을 겪었으나,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병원을 방문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서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리면서, 2020년 말까지 형법을 개정하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21대 국회에서 형법·모자보건법 등 개정안이 다수 발의됐으나, 낙태 허용 주수 등을 놓고 의견이 갈려 모두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는 지난달 모자보건법 일부 개정안 2건이 발의된 상태다.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의 나영 대표는 대부분의 임신중지 결정이 평균 임신 초기 6주 정도에 이뤄지며, 상담이나 의료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후기 임신 중단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나영 대표는 “임신중지와 관련된 결정은 처벌의 유무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회경제적 여건의 변화, 보건의료 접근성과 지원 여건의 변화가 임신중지 결정 시기의 지연을 막고 임신의 유지와 출산, 양육에 대한 결정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의사의 진료 거부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최안나 강릉의료원장은 “현재와 같은 공백 상태는 국회와 정부가 가장 편하고, 여성들에게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20주 이상 태아에 대해 임신 중단 시술이 이뤄질 경우 충분히 자력 생존할 수 있는 상태로 태어나는데, 그렇다면 이 조산아에 대해 산부인과에서 죽게 내버려 두는 것이 옳은 것이냐는 물음을 던졌다. 최 원장은 시술의료기관을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지난 국회 개정안들을 소개하면서, “의사의 인공임신 중단 진료 거부권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해외에서도 많은 국가가 14주 이하에만 임신 중단을 허용하고 있으며, 주수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의사나 관련 위원회의 자문을 받도록 하는 등 개입하고 있다는 내용들을 소개했다. 뉴질랜드는 임신 20주 이후에는 임산부 생명을 구하거나 심각한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 가능하며, 2명의 의사가 동의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독일·아일랜드 등은 임신 중단을 원하더라도 3일의 숙려기간과 의사의 확인을 거쳐야한다. 김 교수는 “허용 임신 주수, 숙려 기간 등 주요 쟁점과 관련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먹는 낙태약’이라 불리는 미프진이 허가되지 않고 유통되는 현실도 개선해야 한다. 미프진은 프랑스, 중국, 미국, 스위스, 캐나다 등에서 판매 중인 경구용 인공 임신중지 약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필수 의약품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5년 넘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지 못해 불법 유통되는 사례가 많다.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은 “(미프진과 같은) 유산 유도제의 효과성과 안전성에 대한 입증은 더 이상 논의하기 힘들 정도로 차고 넘친다”며 “정식 도입하면 불법 유산 유도제가 판매되는 문제, 의료기관 방문으로 인해 발생하는 (임신 중단에 대한) 차별과 낙인에 관한 문제 등을 해소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모자보건법 개정안(2건)은 임신 중단과 관련한 기존의 한계 규정을 없애고, 임신중지 의료행위를 건강보험 체계 내로 들여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지난 11일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인공임신중절’을 ‘인공임신중지’라는 용어로 바꾸고, 수술에 더해 약물을 사용하는 행위도 임신중지 의료행위에 포함시켰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서 관련 의료행위에 대해 보험급여를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같은 당 이수진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이에 더해 지자체나 복지부가 임신의 유지나 중지와 관련된 상담을 할 수 있는 종합상담기관을 지정하는 내용도 넣었다.
개정안 논의와는 별개로 국가가 임신중지와 관련된 현황을 파악하고, 주도적으로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김동식 연구위원은 “국가가 차원의 임신중지 관련 통계를 체계적으로 생산 관리 및 모니터링하고, 이를 법 제도 개선의 근거 자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정부가) 안전한 임신중지을 위한 의료인 교육을 강화하고 명확한 임상 및 행정적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키건 브래들리(미국)는 2024년 PGA 투어 플레이오프(PO)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 최종라운드를 마친 뒤 자신의 시즌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다음 대회인 PO 2차전 BMW 챔피언십에 올라가려면 페덱스컵 랭킹 50위 안에 진입해야 하는데 51위로 밀려나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였다.
호텔방에서 짐을 다 쌌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한 그는 TV로 대회 실황을 보면서 휴대폰으로 라이브 스코어를 챙겼고, 태블릿PC로는 주요 홀 중계를 스트리밍하며 상황을 체크했다.
기적이 찾아왔다. 김주형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15번홀까지 노 보기로 버디 4개를 잡고 순항하던 김주형이 16번홀(파4)에서 보기, 17·18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더블보기로 몰락했다.
막판 믿을 수 없는 난조로 대회를 공동 50위로 마친 김주형은 페덱스컵 랭킹 46위에서 51위로 밀려 PO 2차전 진출에 실패했고, 브래들리는 극적으로 50위로 턱걸이해 시즌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한 계단 차이였지만 둘의 운명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페덱스컵 랭킹 50위 내 선수들에게 주는 2025시즌 8개 시그니처 대회 출전권을 확보한 브래들리는 그 안도감을 살려 PO 2차전 BMW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었고 올 시즌에도 1승(트래블러스 챔피언십)을 거두며 절정을 달리고 있다. 반면 김주형은 2025시즌엔 더 부진해 페덱스컵 랭킹 94위로 상위 70명이 나가는 PO 1차전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마의 숫자 ‘50’이다. 한 끗 차이로 PGA 투어의 성공과 실패가 결판나게 된다. 이번주 PO 1차전을 마친 뒤 50위 안에 드는 선수는 다음 시즌 8개 시그니처 대회 출전권을 확보하면서 2026시즌 성공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시그니처 대회 아닌 일반 대회에서 특별히 뛰어난 성적을 거듭 올려야 다시 상위 클래스에 오르게 된다.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TPC 사우스윈드(파70)에서 11일까지 열리는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에 출전한 70명 중 하위권 선수들은 모두가 ‘브래들리의 반전’을 꿈꾼다. 페덱스컵 랭킹 51위 J T 포스턴을 비롯해 52위 커트 기타야마(이상 미국), 55위 애런 라이(잉글랜드), 60위 토니 피나우, 64위 리키 파울러(미국) 등이 반전을 노리는 주요 선수들이다. 46위 김시우를 비롯해 47위 제이크 냅, 48위 조던 스피스, 49위 윈덤 클라크(이상 미국), 50위 이민우(호주)는 반드시 PO 2차전 진출을 관철해야 한다.
K팝 아이돌 그룹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김밥·컵라면·한옥 등 한국적 감성이 두세 꼬집 뿌려진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의 인기를 보면서 격세지감이 들었다. 전 세계가 K컬처에 열광하는 시대고 맨 앞줄에 K팝이 있다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도 한국 대중음악은 울퉁불퉁한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다.
예컨대 1970년대 군사정권은 검열 등으로 뮤지션들의 창작욕구를 억눌렀고, 모든 음반은 마지막 트랙으로 건전가요를 배치해야 했다. 창작의 자유가 어느 정도 보장된 뒤에는 히트곡 공식에 따른 공장형 음악이나, 미국과 일본의 대중가요를 표절한 노래들이 많이 나왔다. 저역과잉 등 밸런스가 틀어진 가요 음반들의 녹음은 깨끗한 음질의 팝 음반들과 대조됐다. 학창 시절 라디오를 듣고 용돈을 아껴가며 가요 테이프를 사 모았던 대중음악 애호가로서의 개인적 기억이다.
척박하고 어쩌면 누추했던 시절이지만, 위안이 되는 존재는 있었다. 기자에게는 동아기획이 그랬다. 조동진, 김현식, 들국화, 장필순, 시인과 촌장, 김현철, 봄여름가을겨울, 신촌블루스, 한영애, 빛과 소금, 푸른하늘, 박학기, 이소라… 대부분 곡을 쓰고 연주도 했던 동아기획 소속의 뮤지션들은 곡을 받아 노래만 불렀던 이전 가수들과 달랐다. 언더그라운드 가수로 불렸던 이들은 TV 출연보다 라디오와 공연에 주력했다.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 빛과 소금의 ‘내 곁에서 떠나가지 말아요’, 김현철의 ‘오랜만에’ 등은 지금 들어도 세련됐다. 가요순위 프로그램에서 수위를 차지했던 수많은 히트곡들이 잊혔지만, 동아기획의 노래는 생명력이 길다.
개인적인 기억들도 있다. 일부 음반은 뮤지션에 대한 정보도 없이 동아기획 발매라는 것만으로도 구매했다. 웃돈까지 주면서 <봄여름가을겨울 라이브> <박선주 2집>의 중고반을 구했을 때 매우 기뻤다. 하지만 아이돌을 앞세운 대형 기획사의 등장, 뮤지션들의 이탈 등으로 동아기획은 쇠락했다. 동아기획 뮤지션들의 베스트 음반을 가수별로 네 장씩 묶은 라는 박스반이 나왔을 때쯤 동아기획은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었을 것이다. 2003년쯤 교보문고에서 시리즈를 덤핑으로 팔았을 때 음반을 쓸어 모으면서도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최근 발간된 <동아기획 이야기>(이소진 지음)라는 책을 반갑게 읽었다. ‘그때 그 시절을 함께한 어떤 음악 레이블에 대하여’라는 부제만으로 설렜다. 책에 따르면 가수였던 아내의 이름을 건 레코드점을 운영했던 동아기획의 김영 대표는 좋은 음악이면 된다는 확신으로 기획사를 설립했다고 한다. 뮤지션들을 존중하고, 국내 음반의 열악한 사운드에 문제의식을 느껴 스튜디오 녹음 등에 전폭 투자했다. 그런 동아기획에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음반 계약을 위해 지구레코드로 향하던 들국화가 광화문 버스 정류장 근처에 있는 박지영레코드에 우연히 들렀다가, 그들의 라이브 공연을 눈여겨봤던 김 대표의 제안으로 즉석에서 계약을 맺었다는 일화는 영화의 한 장면 같다.
동아기획이 묻은 음악들은 어떻게 달랐을까. 담백함과 풋풋함, 서정적 아름다움 등으로 기억한다. 책의 저자는 메시지에 주목했다. “힘든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는 그들에게 다시 한번 세상을 힘차게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진심 어린 말 한마디가 마음의 짐을 덜고 깊은 슬픔에서 벗어나게 하는 힘이 되는 것이다.”(155쪽) 좋아했던 노래를 떠올려봤다. “해 질 무렵 제비처럼 나의 영혼/ 하늘 높이 띄울 수 있다면/ 나는 너를 찾아갈 텐데/ 저 영원의 나라로/ 저 기쁨의 바다로”(조동진 3집, ‘기쁨의 바다로’) “내겐 더 많은 날이 있어/ 무슨 걱정 있을까/ 어제 힘들었던 순간들은/ 모두 지나간 것일 뿐”(봄여름가을겨울 3집,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저자는 동아기획의 유산에 대해 말한다. “팝 음악적 성향을 띠면서 완성도 높은 연주 실력이 뒷받침된 동아기획의 음악은 새로운 세대와 조응하면서 이들의 환호를 끌어내고 동시대를 대표할 만한 정서를 만들어갔다. … 이는 한국 대중음악의 자생력을 높이는 진전이기도 했다”고 했다. 현재 K팝의 기반은 동아기획, 그 전후의 의식 있는 기획자와 뮤지션들의 노력이 하나하나 쌓여 만들어진 것일 터다. K팝의 전 세계적 인기가 뿌듯하지만 동아기획에 대한 기억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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