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상담 낭만과 희망으로 IMF 극복한 ‘강태풍’…이준호가 완성한 청춘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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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12-03 13:02 조회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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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준호는 “방송은 두 달 이었지만 1년 이상 공을 들인 작품”이라며 “무엇보다 힘들때 같이 이겨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몇 번을 넘어져도 굳세게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준호는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고꾸라진 아버지의 회사를 일으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초보사장 강태풍역을 맡아 열연했다. 자유분방한 ‘오렌지족’으로 살던 주인공이 하루아침에 무역회사 사장이 되어 동료들과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는 이야기. 자칫 만화적으로 흐를 수 있는 스토리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은 데에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낸 연기의 힘이 컸다.
이준호는 “태풍이가 겪는 고난들이 워낙 다사다난하다 보니 감정적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며 “강태풍은 솔직하고 다채로운 캐릭터다. 웃음도 눈물도 많은 캐릭터이다 보니 감정의 폭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1990년대 시대상을 그대로 재현한 ‘타임캡슐’ 같은 고증도 드라마의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준호는 당시 유행한 가죽 재킷과 청청 패션, 워커, 헤어 피스를 활용한 브릿지 등 다양한 패션을 선보였다. 오렌지족 강태풍의 외양을 완성하기 위해 “쿨의 이재훈 선배님과 드라마에서의 김민종 선배님의 헤어스타일을 참고했다”고 했다.
1970년대 초반생인 강태풍과 1990년인 이준호 사이에는 20년이라는 간극이 존재한다. IMF 당시 어린시절을 보낸 그는 그때를 생각하면 어렴풋이 애틋함과 낭만이 떠오른다고 했다.
“당시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온 가족이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아주 어렸을 땐 아빠가 항해사셨는데 한번 배를 타고 나가시면 6개월동안 집에 못 들어오셨어요. 그래서 더 애틋함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침에 엄마가 출근하실 때 포스트잇에 편지를 써주시면 저는 학교 다녀와서 답장을 하곤 했죠. 요즘은 제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그런 낭만이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이 잃어버린 낭만과 정을 되살려주는 작품이길 바랬어요.”
<태풍상사>는 이준호의 성장과 새로운 출발을 함께 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2008년 그룹 2PM으로 데뷔 후 18년간 몸 담았던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해 지난 8월 1인 기획사를 설립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회사를 이끌어 가게 된 강태풍과 대형 기획사를 떠나 홀로서기를 시작한 상황이 겹치는 듯 하다.
그는 “태풍이의 상황과 개인적인 상황이 비슷한 지점이 있었다”며 “18년 동안 활동을 해오며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던 때였다. 여러모로 태풍이와 감정이 동기화 되어 더 감정 몰입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엄마·아빠 아래서 잘 배우고 안정되게 독립을 한 느낌이다. 실제로 독립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 더 큰 책임감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한 2PM 멤버들과도 변함없는 우애를 과시했다. 그는 “우영이가 드라마 너무 재밌다며 고생했겠다고 응원을 보내줬다”며 “워낙 가족같은 사이라 문자 보내고 그런 걸 굉장히 쑥스러워한다. 멤버들끼리는 말하지 않아도 잘 하고 있겠지하는 무한의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2013년 영화 <감시자들>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기활동을 시작한 지 어느덧 12년이 됐다. 2021년 군 제대 후 출연한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과 <킹더랜드>에 이어 <태풍상사>까지 흥행 3연타를 터뜨리며 ‘흥행 보증수표’라는 수식어를 얻기까지, 지치지 않는 열정과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노력이 있었다.
올 연말 넷플릭스 드라마 <캐셔로> 공개와 내년 상반기 영화 <베테랑3>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는 이준호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작업이 너무 즐겁다며 계속해서 연기할 작품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안다고 했다. 앞으로 연기와 더불어 가수 활동도 변함없이 펼쳐나갈 예정이다.
그는 “믿고 보는 배우, 믿고 듣는 가수라는 말을 듣고 싶다”며 “이준호가 뭔가를 한다고 했을 때 아무 이유 없이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온라인 공간에서 활동하는 불법 가상자산 업자가 최근 빠르게 늘고 있어 금융당국이 관련된 불법행위 유형을 공개하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들은 최근 SNS를 통해 익명으로 코인을 교환하고, 가상자산을 이용한 불법 ‘환치기’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2일 “가상자산 관련 불법행위 및 자금세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합동 대응단을 통해 그간 불법행위 유형 및 적발 현황 등을 공유해 왔다”며 “최근 이용자들의 각별한 유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돼 합동대응단을 통해 확인된 불법 가상자산 취급업자 사례들을 안내한다”고 밝혔다.
FIU가 소개한 불법 가상자산 취급업자들의 행태 중 하나는 텔레그램, 오픈채팅방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들은 블로그, SNS 등에 수수료 할인 등을 내세우며 자사를 홍보했으며, 텔레그램과 오픈채팅방을 통해 익명으로 코인을 교환하는 서비스도 제공했다. 이같은 방식의 교환은 자금세탁이나 범죄자금으로의 유용 가능성이 높아 문제로 지적된다.
가상자산을 이용해 불법적인 외국환업무(환치기)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무등록 환전소를 운영하며 텔레그램을 통해 외국에서 국내로의 송금이 필요한 이들을 모집하고, 이들이 해외 공모자를 통해 스테이블코인(테더)을 보내오면 국내거래소에서 현금화해 국내 수령인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는 송금 사실이 금융당국 시스템에 잡히지 않아 탈세나 자금세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국은 이처럼 온라인 공간에서 활동하는 미신고 업체들이 최근 우후죽순 늘어나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융위 측은 “불법 가상자산 취급업자를 수사기관에 통보하는 등 이용자 피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해 왔으나, 수사기관에 통보한 명단 외에도 불법업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날까지 당국에 적법하게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는 27개소이며, 이들 이외에 내국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가상자산 업자는 모두 불법으로 간주된다. 이들은 자금세탁방지나 이용자 보호체계를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아 피해가 발생해도 구제가 힘들 수 있다. 또 사기·탈세·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각종 범죄 행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높다.
금융위는 “사실상 거래가 불가능한 코인을 가치 상승 가능성을 홍보하며 판매하거나, 매매 대금만 받고 코인을 주지 않는 등 불법업자들로 인한 피해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며 “불법 가상자산 취급행위가 의심되면 FIU나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경찰 등에 제보해야 하고, 직접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1년 가까이 지난 일이라 기억나지 않는다. 답변하지 않겠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내란 관련 재판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비상대권’ 언급을 증언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을 향해 “소맥(소주+맥주), 계란말이도 제가 만들어주지 않았느냐”며 기억력을 문제 삼던 그가, 정작 12·3 불법계엄은 잊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기억이 없다고 사실까지 부정되는 건 아닙니다. 점선면은 오늘(3일) 불법계엄 1년을 맞아 경향신문 취재와 검찰·특검 수사, 공소장, 재판 과정에서의 증언 등을 종합해 12·3 불법계엄을 재구성했습니다.
“나한테 비상대권이 있다. 총살을 당하는 한이 있어도 싹 쓸어버리겠다.”
윤석열 정부 출범 6개월 만인 2022년 11월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비상대권 언급이 처음 나온 시점인데요. 당시 비상대책위원이었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점선면과 통화에서 “술 먹고 홧김에 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분노 정도로 해석했다는 겁니다. 당시는 ‘바이든-날리면’ 발언, 이태원 참사 대응에 비판이 나오던 때였거든요.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3년 말부터는 군 관계자들과 만나 노골적으로 ‘비상조치’와 ‘군의 개입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지난해 3월에서 4월 사이 서울 삼청동 안전가옥(안가) 회동 당시 김용현 전 경호처장,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 등과 식사에서 “군이 나서야 하지 않느냐”라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고요. 지난해 10월1일에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잡아 오라,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고 곽종근 전 사령관이 밝혔습니다.
김용현 전 경호처장이 국방부 장관으로 취임한 지난해 9월6일 이후에는 보다 구체적인 모의가 있었다는 의혹들이 제기됩니다. 지난해 10월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해 대북 전단을 뿌린 것을 두고 북한의 도발을 의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고요. 지난해 11월9일 김 전 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과의 식사에 합류한 윤석열 전 대통령은 곽종근 전 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을 지목하며 ‘계엄이 선포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비선’으로 불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계엄’과 ‘부정선거 규명’을 언급한 것도 같은 날입니다. 그는 지난해 11월9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과 만나 “조만간 계엄이 선포될 것”이라며 “부정선거를 규명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들어가 직원들을 잡아 와야 한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말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9월부터 계엄 당일 아침까지 22차례나 김용현 전 장관 공관에 드나들었습니다.
지난해 11월2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장관과 관저에서 차를 마시다 “이게 나라냐”며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소위 ‘명태균 의혹’ 등을 둘러싼 야당과의 대립을 거론했습니다. 이에 김 전 장관은 ‘대통령이 계엄 선포를 결심할 때에 대비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날부터 계엄 선포문, 대국민 담화문, 포고령 초안을 준비해 지난해 12월1일 보고했습니다. 같은 날 오후엔 곽종근 전 사령관에게 전화해 “계엄이 발생하면 국회, 선관위 등에 특전사를 투입하라”고 말했고요.
윤석열 전 대통령은 계엄 당일인 12월3일 오후 7시 삼청동 안가에 조지호 경찰청장, 김용현 전 장관을 불렀습니다. 이 회동에서 윤 전 대통령은 “종북 세력”을 운운하며 ‘오후 10시 계엄 선포’, ‘계엄군 접수 대상’ 등 지시사항이 적힌 문건을 전달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오후 7시42분쯤부터는 대통령실 집무실로 일부 국무위원들을 불러 사전회동을 가졌습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이상민 행정안전부·박성재 법무부·조태열 외교부·김영호 통일부 전 장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등인데요.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박 전 장관에게는 구치소 수용 여력·검사 파견 등을, 이 전 장관에게 경향신문 등 언론사 단전·단수 등을 지시했다고 봅니다.
한덕수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다른 국무위원들 의견을 더 듣자고 제안했고, 이후 국무위원들이 추가로 모였습니다. 한 전 총리 측은 계엄 선포를 막기 위해 국무회의를 열었다고 주장하지만 특검은 계엄이 합법적으로 보이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봅니다. 실제로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는 한 전 총리에게 “대통령을 왜 말리지 않았느냐”고 따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무회의에 국무위원들이 가장 많이 모인 시점은 오후 10시16분 무렵입니다. 그러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국무회의 정족수가 채워진 뒤 회의가 이뤄진 건 2분 정도뿐이었습니다. 국무위원들이 계엄 문건을 나눠 받을 때 윤석열 전 대통령은 오후 10시18분쯤 갑자기 접견실을 나가더니 오후 10시23분 계엄 선포 생중계를 시작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을 불러 모으던 오후 8시에는 ‘선관위 작전’이 시작됐습니다. 정보사령부 요원들이 선관위 서버를 확보하면 특전사령부가 경찰과 함께 청사를 봉쇄하고, 이후 방첩사령부가 서버를 넘겨받아 수사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노상원 전 사령관이 ‘제2수사단’을 지휘해 선관위 직원을 수사한다는 구상도 있었고요.
노상원 전 사령관과 소통해왔던 문상호 전 사령관은 고동희 정보사 계획처장에게 선관위 출동을 지시했습니다. 오후 8시 정보사 요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 지시를 들었고요. 계엄이 선포된 직후인 오후 10시40분 계엄군이 선관위 관제실로 들어왔습니다. 선관위 직원들은 휴대전화를 뺏기고 유선전화도 못 쓰게 통제됐습니다.
문상호 전 사령관은 “방첩사가 오면 서버실을 인계하라”고 지시했지만 정작 방첩사 요원들은 오지 않았습니다. 출동 명령을 받은 송제영 방첩사 과학수사센터장이 위법한 지시일 가능성을 고려해 편의점에서 간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직후 민주당(오후 10시42분)과 국민의힘(오후 10시46분)은 의원들을 국회로 소집했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오후 10시49분,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가 오후 10시56분쯤 각각 비상계엄을 막겠다는 입장을 냈고요.
국회가 움직인 직후 정치인 체포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방첩사가 수행하고 국정원·경찰 등이 협조하는 모양새였는데요. 오후 10시53분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전화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방첩사를 지원해”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홍 전 차장은 여인형 전 사령관이 통화로 불러준 이재명·우원식·한동훈 등 ‘체포조 명단’을 적어뒀다고 증언했습니다.
여인형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직후 김용현 전 장관으로부터 ‘경찰에 협조를 구해 체포할 정치인 위치를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는데요. 직속 부하였던 김대우 전 방첩사 수사단장에게 체포 명단을 전달하며 ‘잡아서 이송하라’고 했고, 나중에는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검거에 집중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지시받은 두 방첩사 간부는 일부러 차 속도를 늦추거나, 편의점에 들르는 등 시간을 끌어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군·경은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도 받았습니다. 국회로 의원들이 모이기 시작할 때 경찰은 국회를 봉쇄하고 있었는데요. 조지호 청장에 따르면 오후 11시15분 윤 전 대통령이 전화를 해 “국회를 통제하라”라고 주문했습니다. 오후 11시25분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를 발표한 후로는 국회의원 체포도 닦달했습니다. 조 청장은 윤 전 대통령이 국회로 월담하는 의원에 대해 “다 잡아라, 체포하라”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군도 국회로 향했습니다. 육군 특전사령부 예하 707특임단, 1공수여단, 수도방위사령부 등 906명이 국회 진입에 동원됐습니다.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은 오후 11시30분쯤 오상배 전 수방사 부관(대위)과 차량을 타고 국회에 도착했는데요. 차량에서 윤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 전 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끌어내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오 대위도 윤 전 대통령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 “계엄이 해제돼도 내가 두 번, 세 번 하면 되니까 너네는 계속하라”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했습니다.
특전사령부에도 진입 지시가 내려왔는데요. 곽종근 전 사령관은 4일 0시30분쯤 윤 전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의결 정족수가 아직 안 채워진 거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라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상현 전 특전사령부 1공수여단장은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유리창을 깨서라도 국회 안으로 들어가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4일 0시33분 계엄군은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 유리창을 깨고 국회에 진입했습니다. 0시44분에는 본회의장 바로 앞까지 왔지만 민주당·국회 관계자·취재진에게 가로막혔습니다.
국회는 4일 오전 0시47분 본회의를 열고 오전 1시2분 ‘계엄 해제 결의안’을 재석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은 18명뿐이었는데요. 특검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3일 오후 11시9분(국회→당사), 오후 11시33분(당사→국회), 4일 오전 0시3분(국회→당사), 총 세 차례 장소를 변경해 표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봅니다. 추 전 원내대표는 국회 봉쇄 상황에 따라 변경했을 뿐 표결 방해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이고요.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해제는 3시간 뒤인 오전 4시27분쯤 이뤄졌는데요. 윤 전 대통령은 계엄 해제 의결 직후인 오전 1시16분 합동참모본부 내 결심지원실에 가서 김용현 전 장관,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등과 회의를 열고 30분가량 머물렀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장관에게 “계엄 해제가 의결됐어도 새벽에 다시 비상계엄을 선포하면 된다”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특검 공소장에 따르면 한덕수 전 총리는 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를 직접 소집해야 한다는 건의를 받고도 “조금 한 번 기다려보자”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한 전 총리가 국무위원들에게 소집을 통보한 시간은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고 1시간여가 지난 오전 2시6분쯤이었습니다.
계엄 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해명과 태도는 논란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는 지난해 12월12일 담화에서 계엄이 부정선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혀 음모론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됐고요. 지난 2월 탄핵 심판 최후 진술에서는 무려 25번에 걸쳐 ‘간첩’을 언급하며 ‘경고성 계엄’이었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수사와 재판에도 비협조적이었는데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한 차례 불발된 뒤인 지난 1월11일 경호처 간부들과 식사 중 “여기는 미사일도 있다. 공수처가 들어오면 부숴버려라” “(체포영장 집행 때) 총을 쏠 수는 없느냐”라고 말했다는 증언이 있었습니다. 구속된 후로도 속옷 차림으로 버티는 등 강제구인에 번번이 불응했습니다. 지난달 25일에는 재판에 불출석해 벌금 500만원을 부과받기도 했고요.
윤석열 전 대통령은 정말 불법계엄을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요?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년 후에는 다 찍어준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습니다. 당장 비판 여론이 거세도 시간이 지나면 잊힐 거란 취지인데요. 강병한 경향신문 정치부장은 칼럼에서 “그날을 뜬눈으로 목격한 국민의 평가는 1년 후라도 달라질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진실 앞에서 애써 눈을 가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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