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트럼프 ‘금관’, 젠슨 황 ‘치맥’, 레빗 ‘K뷰티’…세계가 주목한 ‘APEC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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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준영 작성일25-11-03 16:18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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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행사 주간을 포함해 총 6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1일 마무리됐다. 경주는 지난해 6월 APEC 개최지로 선정된 이후 12·3 불법계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대선 등 온갖 곡절을 겪으며 행사를 준비했고, 별다른 사고 없이 무난하게 치러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APEC 정상회의의 성과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행사 기간 중 몇몇 장면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큰 화제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금관이 대표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무궁화대훈장과 천마총 금관(복제품) 선물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금관을 바라보며 감탄하는 장면은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온라인에서는 트럼프와 금관을 합성한 온갖 ‘밈’이 창작됐고, 외신은 보디랭귀지 전문가까지 동원해 ‘트럼프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미세한 표정까지 분석해 전하기도 했다. ‘노 킹스’ 시위 열기가 뜨거운 미국에선 “꼭 왕관을 줬어야 하나”라는 지적도 나왔다.
경제산업 부문에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치맥회동이 주목을 끌었다. 그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과 강남 한복판에서 맥주 ‘러브샷’을 하는 장면은 파격 그 자체였다. “셋 중 내가 제일 어리다”며 너스레를 피운 정 회장이나 몰려든 시민들에게 직접 치킨을 나눠주는 이 회장은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이들이 ‘골든벨’을 울리며 떠들썩하게 ‘노는’ 모습은 반도체·자동차 등 기술강국으로서 한국의 입지를 재확인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이들이 치맥파티를 벌인 강남 ‘깐부치킨’ 본점은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해 2일 하루 임시휴점했다.
K뷰티, K푸드, K팝 등은 한류 문화강국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인 동시에 대외적인 홍보의 장이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자신의 SNS에 “한국 스킨케어 발견”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한국산 화장품 구매 인증샷을 올려 큰 관심을 받았다. K뷰티존을 찾아 여러 화장품을 발라보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모습도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식 일방주의, 노동·인권·환경 등 포용외교에 매번 한계를 드러내는 APEC을 향한 반대의 목소리도 분명하게 울려 퍼졌다. 국내 37개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2025 APEC 반대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국제민중행동)’는 서울과 경주를 오가며 반트럼프 시위를 주도했다.
자원봉사자와 경북도 공무원, 행사 기간 중 교통·통행 제한에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24만여 경주 시민들도 이번 경주 APEC의 숨은 주인공이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접어들면서 인류는 거대한 선택에 직면하고 있다. AI에게 전통 화폐와 블록체인 기반 화폐 중 어떤 통화를 사용하고 싶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답할까.”
마이클 케이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디지털 화폐 이니셔티브 수석 고문은 30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린 ‘퓨처 테크 포럼: 디지털 자산’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한 뒤 “어떤 통화를 사용할지 인간이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케이시 고문은 주로 금융 분야를 취재한 언론인 출신으로, 현재는 블록체인의 실용화를 위한 책 출간과 강연을 주로 하고 있다.
케이시 고문은 AI 시대에는 현재 통화보다는 스테이블코인이 더 적합하다며 다만 ‘일극 체제’인 미국 중심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보다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등 자국 통화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에게 민주주의와 중앙은행이 있지만 그리 잘 작동하지는 않는다”며 “문제가 분명히 있다. (윈스턴)처칠이 말했듯 민주주의는 다른 모든 제도를 제외하고는 최악의 제도다. 중앙은행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케이시 고문은 AI 시대에는 현재 통화보다는 스테이블코인이 더 적합하다며 다만 ‘일극 체제’인 미국 중심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보다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등 자국 통화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더·USDC 등 스테이블코인은 1코인이 1달러의 가치를 갖도록 설계된 달러 기반 디지털 자산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발행사가 은행 예금, 단기 국채 등 ‘안전한’ 준비자산을 보유하도록 해 언제든 1코인을 1달러로 바꿔줄 수 있다는 신뢰를 준다는 특징이 있다.
케이시 고문은 “달러는 기축통화로 미국이 가장 큰 힘과 달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세계 경제에서 미국이 우세했다”며 “우리가 모든 권력을 국제통화기금(IMF)에 맡기고 그들에게 통화를 주는 건 위험할 수는 있다. 다만 어떤 형태든 (일극이 아닌) 다자 구조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스테이블코인을 상호 운용하고 교환할 수 있는 민간 주도의 블록체인 솔루션을 지원할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모든 사람을 위한 안전한 금융 시스템을 달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패널 토론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금융 포용, 제도 등 디지털자산 산업의 주요 현안이 심도 있게 다뤄졌다. 패널들은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자본 이동 수단을 넘어 세계 금융 신뢰를 재설계하는 기술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퓨처 테크 포럼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의 공식 부대행사다. 조선, 방산, AI, 미래 에너지 등 각 산업 대표 기업이 주최한 가운데 디지털 자산 분야는 두나무가 맡았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디지털 자산은 이제 한정된 영역의 혁신이 아니라 기술과 금융, 시장과 사람, 지역과 경제를 잇는 다리”라며 “더 개방적이고 신뢰받는 금융의 미래를 만드는 것이 디지털 자산의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열린 한·미 민관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29일 경북 경주에서 다시 개최됐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주재한 이 행사는 두 달 전 워싱턴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의 ‘답례’ 성격으로, 한국과 미국의 대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재계 등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이날 오후 5시부터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약 1시간30분 동안 한국 주요 그룹 총수를 포함한 한·미 양국 기업인 등 20여명을 초청해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참석했다. 회의장에 먼저 도착한 김 장관은 “나이스 투 시 유(다시 만나 반갑습니다)”라며 러트닉 장관을 맞았다. 양 장관은 악수와 포옹을 하며 친분을 드러냈다.
이 자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을 계기로 마련됐으며, 러트닉 장관이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대미 투자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미 정부의 지원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당시 한·미 양국 기업은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다수의 계약·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를 비롯해 인공지능(AI), 조선, 에너지·자원, 방산 분야 등 각 산업계 미국 기업 CEO들이 함께했다.
이들은 반도체, AI, 조선, 에너지, 방산, 희토류 등 양국 산업의 협력 상황을 공유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마친 뒤 만찬을 함께했다. 만찬에는 성 김 현대차 사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을 비롯한 한·미 양국 기업인 1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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